2011.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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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빨리빨리 실패하라, 혁신은 혁신은 속도전이다


실패를 위한 실험실… '구글 아이디어의 인큐베이터' 구글 랩스

뉴스를 달력처럼 볼 순 없을까, 술 취해 옛 애인한테 이메일… 좀 말려줄 서비스는 없을까
전 세계 직원들 아이디어를 모아 생각대로 되는지 만들어본다
반응에 따라 재빨리 전략 수정…80여개 시도해서 18개 건졌다
혁신이란 하나의 큰 발명이 아닌 수천 수백 가지의 작은 발명들…
절대 실수하지 말라고 한다면 절대 새로운 시도도 없다
"실패한 실험에서는 배울 것이 많지만 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완전히 실패하고 말 것이다."

경영서마다 실험과 실패를 혁신의 왕도(王道)로 예찬하는 글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경영자 입장에서 실험은 위험을 수반한 모험이며, 실패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실험이 성공해 돈이 되리라는 보장도 없거니와 잘못된 길로 들어선 '혁신'은 기업의 명(命)을 줄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구글은 전 세계 기업의 부러움을 산다. 1998년 설립된 이후 혁신적이며 상업적으로 성공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검색, 광고, 미디어 시장의 풍경을 완전히 바꿨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구글 랩스(Google Labs)'라는 팀이 있다. '구글 실험실'로 해석되긴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 있는 이 팀의 사무실에는 방 안을 가득 채운 실험 장비나 수퍼컴퓨터, 하얀 실험복을 입은 비밀 연구원은 없다. 장비는 우리가 쓰는 평범한 컴퓨터뿐이고, 팀원도 3명이 전부다.



▲ 앞줄 왼쪽부터 권영무 인턴, 메이미 라인골드 구글 랩스 프로그램 매니저, 홍민성 인턴. 뒷줄 왼쪽부터 아서 글레클러 구글랩스 기술 리더, 프랑스와 와우츠 인턴, 리쿠 이노우에 구글 랩스 제품매니저.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작은 팀을 구글의 '혁신 인큐베이터'라고 부른다. 구글 랩스가 구글이 어떻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으고, 이를 진짜 서비스로 가공하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실패를 관리하는지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구글 랩스팀은 뉴욕부터 방갈로르까지 전 세계 구글 엔지니어들의 '불평'과 '아이디어'를 온라인으로 모은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시범 서비스로 만들어지고, 구글 랩스 웹사이트(googlelabs.com)에 공개된다. 사용자는 누구나 이 시제품을 써보고 의견을 남길 수 있다. 반응이 좋으면 구글의 공식 서비스가 된다.

지금까지 80여개의 프로젝트가 등록됐으며 이 중 18개가 실험실을 '졸업'하고 정식 서비스가 됐다. 구글 지도, 구글 학술검색, 구글 문서도구처럼 구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써 보았을 서비스가 모두 구글 랩스를 거쳐 탄생했다.

Weekly BIZ는 최근 방한한 구글 랩스의 아서 글레클러(Gleckler·기술 리더), 메이미 라인골드(Rheingold·프로그램 매니저), 리쿠 이노우에(Inoue·제품 매니저)씨를 만나 혁신의 비결을 물었다. 구글의 대학생 인턴인 권영무· 홍민성·프랑스와 와우츠(Wouts)씨도 참석해 질문을 던졌다. 구글 랩스팀의 답은 분명했다.

"처음부터 엄청난 실험을 계획하지 마라. 작은 실험부터 해라. 실패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다. 직원들이 빨리 실패할 수 있게 해라. 진짜 두려울 때는 한 프로젝트에 10년을 매달린 뒤 시장에 내놓는 경우다."

■혁신은 속도전, 2주 만에 시범서비스 내놓기도

―생각보다 팀원이 적어서 놀랐다. 구글 랩스의 역할은 무엇인가?

리쿠 이노우에(이노우에): "원래 구글은 팀이 소규모다. 우리 일은 아이디어를 가진 엔지니어들이 빨리 시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다. 예를 들어 '북스 앤그램 뷰어(Books Ngram Viewer·아래 설명 참조)'의 경우 무(無)에서 시범서비스를 만드는 데 딱 2주 걸렸다."

메이미 라인골드(라인골드): "구글에는 '20% 정책'(업무시간의 20%를 업무와 무관한 일에 쓰도록 하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가 구글 랩스로 접수되고 우리는 엔지니어들이 빨리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아서 글레클러(글레클러): "엔지니어들 가운데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길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엔지니어를 대중과 연결해 주고, 이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실험실 밖으로 가져나오는 데 겁먹지 않도록 달래주기도 한다.(웃음)"

―구글이 처음부터 구글 랩스를 운영했나?

글레클러: "회사 창업(1998년)과 함께 생겼다(실제 구글 랩스가 일반에 공개된 것은 2002년이다·편집자 주). 현재 구글 랩스의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완전히 독립된 프로젝트이고, 다른 경우는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지메일(구글의 이메일 서비스) 랩스'는 이메일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테스트 튜브'는 동영상 검색사이트인 유튜브 개선을 위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그 밥(Bob)이 아니야'라는 기능은 이메일용 시험서비스다. 성이나 이름이 비슷한 사람에게 이메일을 잘못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해 메일을 보내기 전에 다시 한 번 수신자를 확인하게 하는 기능이다. 우리 회사는 나 말고 아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10명쯤 되는데, 가끔 잘못된 메일이 올 때가 있다. 이렇듯 생활에서 느끼는 작은 불편, 사소한 아이디어가 나중에 엄청나게 큰 서비스로 변할 때가 있다. 구글 랩스는 그런 사소한 아이디어, 작은 출발에도 열려 있다."

구글 랩스는 구글과 별도의 컴퓨터 서버를 운영한다. 구글 랩스에서 했던 시범 서비스가 오류가 생겨도 정식 서비스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기존의 핵심 기능과 실험적인 기능을 분리해 위험을 차단한 셈이다.

구글 랩스는 또 일반 사용자까지 다 볼 수 있는 사이트 이 외에, 구글 직원들만 볼 수 있는 내부 웹페이지도 운영한다. 여기에는 외부로는 공개되지 않는 기밀 프로젝트가 올라오고, 구글 직원들은 동료의 '작품'에 조언을 해 준다. 그렇게 본다면 구글의 서비스는 아이디어 단계에서 구글 랩스팀과 협의를 해 시범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직장 동료들의 심사를 거친 뒤에야 정식 서비스로 출시되는 셈이다.

―구글 랩스의 제품 가운데는 말 그대로 실험으로 끝나고 마는 경우도 있다.

이노우에: "우리의 목적은 재미와 실험, 상업적인 성공 모두에 있다. 지금까지 구글 랩스를 '졸업'해 정식 출시된 서비스는 18개다. 졸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 자체로 독립적인 서비스가 되는 경우다. 건물의 3차원 형상을 사용자가 만들고, 위성 지도와 결합할 수 있는 '빌딩 메이커(Building maker)'가 그런 예다. 다른 하나는 구글 서비스의 일부에 포함되는 경우다. 단어를 검색창에 치지 않아도 관련된 이미지를 찾을 수 있는 '비슷한 이미지(Similar images)'는 다른 프로젝트와 합쳐져 '구글 이미지즈(Google images)'라는 정식 서비스가 됐다."

―당신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고 한다. 하지만 경영자에게 실패는 달갑지 않다.

이노우에: "그래서 우리는 실험이 실패하더라도 빨리 실패하는 게 좋다고 주장한다. 경영자나 엔지니어 모두에게 마찬가지다. 엔지니어는 재빨리 다른 시도를 할 수 있고, 경영자는 플러그를 뽑아야 할 순간을 놓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사실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빨리 시제품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데이터야말로 믿을 만한 평가자가 된다. 구글의 개발자들은 구글 랩스를 통해 작은 규모에서 먼저 실험해 볼 수 있다. 일단 조그맣게 시작해서 생각대로 되는지 한 번 보는 것이다.

진짜 무서울 때는 한 프로젝트에 10년을 매달린 뒤 시장에 내놓는 경우다. 우리는 3개월 만에 시범 서비스를 내놓고 사용자들의 반응이 안 좋으면 전략을 수정한다."

한 번에 엄청난 혁신을 노리기보다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부터 시작하라는 접근법은 제조업 분야에서 혁신의 산실로 불리는 3M과도 비슷하다. 3M의 최고경영자인 조지 버클리(Buckley)의 모토는 이렇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대발명(Next Big Thing)을 내놓은 적이 없다. 혁신이란 언제나 수천 수백 가지의 소발명(Next Small Things)을 만들어 내는 데 달렸다."

하지만 작은 실험이 큰 혁신이 되기 위해서는 실험의 지속성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글레클러는 "기업 경영자와 중간관리자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엔지니어로 일할 때의 일이다. 당시 우리는 구글의 광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개발 과정에 많은 실수가 나왔다. 어느 날 부사장과 엔지니어들이 회의를 했는데, 그가 '이 문제가 왜 생겼느냐'고 하자 한 엔지니어가 손을 들고 '저예요. 제가 잘못했어요'라고 말했다. 부사장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좋아요. 뭐가 문제였고, 여기서 뭘 배울 수 있죠?' 만약 부사장이 '앞으론 절대 실수하지 마'라고 말했다면 그 때부터 새로운 시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모바일 프로젝트가 늘어나는 추세

―최근 구글 랩스에 등록되는 프로젝트에 트렌드가 있다면?

글레클러: "대세(big trend)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다만 점점 모바일 관련 프로젝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리고 다음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실제 처음에는 모바일 관련 아이디어로 출발했다고 해도 시제품으로 나올 때는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구글 랩스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그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의견을 보내고 참여하나?

이노우에: "구체적으로 몇 명의 사용자가 피드백을 해 주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 물론 우리 아이디어에 대해 평가해 주는 사용자의 비율은 낮다. 하지만 구글 사용자가 아주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예를 들어 구글 보디에 대해서는 1500명이 평가에 참여했다. 피드백이 상당히 많은 경우다."

글레클러: "숫자가 적지만 정말 열심히 피드백을 주는 사용자도 있다. 그들의 반응은 격렬하다. 정말 좋다고 하는 사람, 정말 싫다고 하는 사람, 아주 세세한 기능을 더해달라고 하는 사람까지. 전체 사용자 평가가 많지 않은 경우에도 그런 열혈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제품에 대해 판단을 할 수 있다."

―구글의 두 창업자(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구글 랩스팀을 자주 찾나?

글레클러: "식당에서 간혹 마주치긴 하지만 최근에는 (구글 랩스 일로) 직접 말을 나눈 적이 없는 것 같다. 구글 랩스는 구글 엔지니어와 사용자가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설계된 플랫폼이다. 경영자들이 매번 살피고, 일일이 관여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말이다."

―소비자를 참여시키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유행이다. 하지만 소비자를 참여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런 고민을 가진 기업에 조언한다면?

글레클러: "기업이 대중 앞에서 실패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것! 100% 자신이 없더라도 실험해 보는 것이다. 기업이 몸을 낮춰야 소비자나 사용자들도 새로운 시도에 기꺼이 동참한다."

현재 구글 랩스의 주요 시제품들

1. 구글 보디(Body) 인체를 3차원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 근육·뼈·신경 등 단계별로 볼 수 있으며 특정 기관을 검색할 수 있다.

2. 아트 프로젝트(Art Project) 전 세계 주요 미술관의 미술 작품을 실제 미술관에서 보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

3. 뉴스 타임라인(News Timeline) 뉴스를 마치 달력처럼 한눈에 보여주는 프로그램. 연도별, 월별로 한눈에 볼 수 있다.

4. 공공 데이터 탐색기(Public Data Explorer) 정부나 국제기구의 통계를 한눈에 보기 쉬운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서비스.

5. 후회할 일을 막아주는 수학 퀴즈 술에 취해서 상사나 옛 애인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는가? 이 기능을 쓰면 지메일(구글의 이메일 서비스)을 보낼 때 간단한 수학 문제를 풀도록 해 '불상사'를 막아준다.

6. 북스 앤그램 뷰어(Books Ngram Viewer) 16세기 이후 전 세계 도서에서 특정 단어가 얼마나 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서비스.



박수찬 기자 soochan@chosun.com 입력 : 2011.04.02 03:14 / 수정 : 2011.04.02 10:07

2011. 4. 1.

cf




Son Lux - Making of: "We Are Rising" Album Artwork by The Made Shop from anticon. on Vimeo.

The Made Shop's film documenting the creation of Son Lux's "We Are Rising" album artwork.



"The plan is to do the entire record cover for the new Son Lux album in 28 hours, since he recorded the whole thing in 28 days. If all goes according to plan, we're going to shoot 28 smoke bombs going off in a parking lot behind some warehouses on top of a crane, and then cut out the Son Lux title out of the smoke."



The Made Shop

www.themadeshop.com



Shot and edited by Michael Chiarelli (www.vimeo.com/michaelchiarelli)



Music: "Rising" by Son Lux

www.sonluxmusic.com

2011. 3. 29.

SADI MDes 1기 idesigN

http://blog.naver.com/leakxx/10105895177





한국 디자인의 조용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 학교가 있다. 얼마 전 독일 iF(International Forum)의 Design Concept Award 부문에서 다섯 점의 수상작을 내며 그 저력을 과시한 SADI(Samsung Art & Design Institute)가 바로 그 곳. 전문 디자인 학교로 시작한 SADI는 2010년 석사과정(SADI MDes) 1기를 모집하며 한국 디자인 교육의 새로운 물꼬를 트고 있다. 총 3학기로 진행되는 SADI의 석사과정에서 인상적인 것은 여러모로 독특한 학제이다. 1학기는 영국 웨일즈에 위치한 UWIC에서 디자인연구방법론을 학습하고 나머지 두 학기는 SADI에서 강의 및 세미나와 함께 개인 또는 그룹 프로젝트 중심의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고. 얼마 전 영국에서의 한 학기를 보내고 돌아온 SADI MDes의 네 명의 멤버를 만나보았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Jungle : 각자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김민지(이하 민지)_ 2005년도에 프랑스로 가서 불어학과 현대미술을 전공했다. 2학년 때 디자인전공으로 편입해서 2010년 여름에 졸업했고 인턴을 조금 하다가 영국으로 갔다. SADI MDes 프로그램은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임혜민(이하 혜민)_ SADI로 편입해서 프로덕트 디자인으로 졸업을 했다. 그 이후 10월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박해신(이하 해신)_ 계명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친구를 통해 SADI를 알게 되었다. 이후 석사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참여하게 되었다.

김지연(이하 지연)_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했고, 디자인을 너무 하고 싶어서 SADI 프로덕트 디자인과에 입학했다. 3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가 이 과정이 처음 생긴 것을 알고 바로 석사를 시작했다.

Jungle : 많은 디자인 교육기관이 있는데 굳이 SADI를 선택했는지가 궁금하다.

혜민_ 고등학교 때부터 알게 되었다. 입시미술을 준비할 때. 그때부터 관심 있게 봤다.

Jungle : 어떤 부분이 관심을 끌었나?

혜민_ 가장 큰 요소는 삼성이 학교의 모체라는 것이었다. 학생들도 진짜 열심히 한다고 들었고. 미국이나 영국, 예를 들어 파슨스 같은 학교와 연계 프로그램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후에 그 학교로 편입도 할 수 있다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해신_ 아는 언니가 수학교육과를 졸업했다. 쉽게 말해 디자인 베이스가 없는 사람이었는데 이 곳 시각디자인과에 진학하고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유학을 했다. 이후에도 미국에서 좋은 회사를 구해서 일하고 있고. 지인으로부터 얘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SADI를 품게 된 것 같다.

Jungle : 석사과정의 첫 학기는 어떻게 보냈나?

지연_ 영국 웨일즈의 카디프에서 함께 공부했다. 그 곳은 아트와 디자인을 함께 가르치기 때문에 상당히 자유분방하다.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고려하게 되는 상업적인 부분보다는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철학을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Jungle : 얼마 전에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인터뷰했었다. 아쉬운 점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비해 스스로의 철학이 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누군가의 가르침을 받는다고 해서 그게 끝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업을 하면서 각자마다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플러스 알파의 요인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신_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혼자서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보는 편이다. 그럼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대안들이 나온다. 그래도 너무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면 눈 앞에 놓인 것들 것 많이 관찰하며 계속적으로 키워드를 빼낸다.

민지_ 평소에 노트를 많이 하는 편이다. 사용자로서 제품을 사용할 때 불편했던 것들이나 발전시키면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적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에 들어와서 아이폰을 샀다. 3주 간 아이폰을 쓰면서 불편했던 점, 배드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점들을 메모해보았다. 그런 요소들을 개선할 수 있도록.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일부러 하나를 더 만들어서 동시에 두 개를 진행한다. 그러면 두 개가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 시각을 새롭게 만드는 역할 같은 것을 하는 것 같다.



Jungle : 부지런한 것 같다.

혜민_ 제품 디자이너로서 나의 가치관 중 하나는 세상에 굿디자인은 많지만 퍼펙트한 디자인은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는 이유는 점점 더 사람에게 맞춰진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이고. 개선될 수 있는 방향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제품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 같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의 무의식을 일부러 의식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Jungle : 난 모든 디자인에 잘 적응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 디자이너가 될 수 없나 보다(웃음).

혜민_ 예를 들어 비디오를 작동시키며 능숙치 않을 때는 보통 자기 탓을 한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디자이너가 리모콘을 잘못 만든 거다.

Jungle : 불편함을 간과하지 않는?

혜민_ 그게 본질이다.

지연_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습관적으로 책을 읽을 때 좋아하는 문구를 눈 여겨 본다. 그런 습관들이 디자인할 때 무의식적으로 적용된다. 책을 많이 보고 미술관 가서 그림도 많이 보고… 영국에서도 많이 보러 다녔다.

Jungle : SADI에서 가장 도움되거나 인상적인 커리큘럼이 있다면 무엇인가?

혜민_ 다른 학교를 다니다가 편입했다. 그 전에 공부했던 디자인은 그다지 이론적이지도, 실용적이지도 않았는데 이 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실전에 특화된 커리큘럼이었다.

지연_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SADI에서는 내가 안으로 쌓아둔 것들을 바깥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알려주었다.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았다. 3학년 때 인턴을 나갔는데 SADI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민지_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했고 유학 가서는 사진, 유화, 퍼포먼스, 비디오 등 다양한 예술적인 기초를 배웠다. 파리에서 디자인학교에 진학해서는 실용적인 커리큘럼을 많이 배운 편이다. SADI 석사과정 첫 학기 때 영국에서 한 수업은 디자이너로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을 심화시키는 과정이었다. 나중에는 이 이론이 디자인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넓은 베이스를 심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간 모르고 지나갔던 것을 다 짚어볼 수 있었다. 이런 기회를 나중에 다시 못 얻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해신_ 학부 때는 디자이너니까 조금 더 크리에이티브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지금은 그냥 깊게 공부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Jungle : 영국에서 생활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지연_ 영국이 우리나라랑 달랐던 점이 시야에 뭔가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말 넓다. 그 곳의 숲이 변하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래서 더 많이 걸었던 기억이 난다. 그 곳의 학교는 토, 일은 아예 건물 문을 열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열리지도 않은 건물 앞에 서서 서로 해온 것들을 보여주고 그랬던 것이 기억난다. 열정에 휩싸였던 시간들. 그곳 친구들이 우리에게 한국 걸들은 정말 씩씩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해신_ 기숙사가 너무 재미 있었다. 난 원래 혼자 사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기숙사가 체질이더라. 그 곳에서 홍콩이랑 말레이시아에서 온 친구들이랑 친해졌다. 밤이면 무비나잇이라고 함께 영화 보는 시간도 가지고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에도 분장하고 함께 게임하고 그랬던 것이 너무 즐거웠다. 바쁜 가운데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언어나 문화가 다르면 통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

혜민_ 길거리를 지나다가 5, 60대 정도 되는 아저씨랑 10대 청년이랑 싸우는 걸 봤다. 그게 인상적이었다.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나의 인생에 비춰 봤을 때는 어른이라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데 이 사람들은 그런 것이 없더라. 인간 대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이었다.

민지_ 교수님 중에 클라이브 교수님라는 분이 계셨다. 중후하시고 말씀도 느릿느릿하고 진지한 분이다. 한 학기 동안 두 번인가 세 번인가 프로젝트 발표를 했는데 끝나면 꼭 술을 사주셨다. ‘Let’s talk, Let’s Party.’ 이렇게 쑥스러워 하시면서 학생들을 모으신다. 함께 술을 마시면서 발표 때는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 시간에 더 중요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Jungle : 앞으로 어떤 디자인들을 하고 싶은지?

지연_ 사람들의 미래 생활에 관심이 많다. 현재 만들어 낼 수 있는 제품보다는 앞으로의 트렌드나 라이프 스타일 자체를 디자인하고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해신_ 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이 편리한 것만 찾는 것 같다. 버튼 하나로 해결되는 디자인보다는 사람을 활기차게 만드는 제품이나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싶다.

혜민_ 평생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예전에는 제품의 문제점을 발견했을 때 그 솔루션을 늘 제품으로 한정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문제점을 제품을 넘어 무형의 어떤 것으로 확장시키는,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민지_ 문화와 항상 링크가 되어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파리에서 했던 졸업작품 역시 특정 문화공간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이었다. 디자이너로서 문화를 리드할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출처 : 디자인정글

http://magazine.jungle.co.kr/cat_magazine_special/detail_view.asp?master_idx=149&pagenum=1&temptype=5&page=1&code=&menu_idx=303&main_menu_idx=2&sub_menu_idx=26&all_flag=1